중국을 생각한다.


 
          “중국의 수십만 인민 해방군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와 청천강 일대에 주둔함으로써 한국과 중국의 국경선을 새로이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얼마전 고구려사를 연구하는 학자로부터 들은 얘기이다. 그것은 가끔 거론되는 북한의 돌발적인 붕괴사태가 
일어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중국의 역할중, 우리에게 주어지는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 할수 있다. 중국은 2년여 전부터 두만강과 압록강 
일대의 북중 국경 지대에 국경 순찰대를 대신해서 심양(審陽)군구 소속 15만명의 정규 인민 해방군으로 하여금 국경 경비를 장악케 하고 
있다. 또한 북한에 이미 여러가지 명목으로 약 10만명의 중국인이 거주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에 속한다. 그들 중엔 상인들도 
있겠지만 열악한 북한의 사회환경을 고려할 때 그들의 주재목적이 무엇이란 것쯤은 쉽게 추론해 낼 수 있다. 그리고 북한은 중국과 
실질적인 군사동맹의 성격을 띈 “조중 우호협력 상호원조 조약(朝中友好協力相互援助條約)”을 체결하고 있으며, 이것은 우리가 미국과 
“한미(韓美) 상호 방위조약”을 맺고 있는것과 같다. 즉 “북한이 위태로울 때 형제국을 도운다는 것은 중국의 의무요 도리이다.”라고 
하는 말은 우리가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어온 말이다. 북한에서 군부 구테타가 일어나던, 내부 소요사태가 있던, 돌연 자연 붕괴되어 
한국에 흡수통일이 되던 중국군이 개입할 소지는 매우 높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럴 경우 중국은 신속하게 남하하여 청천강 이북을 
점령한 후 청천강을 중국과 한국의 신국경선으로 억지주장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이다.

 

중국은2002년부터 시작된 이른바 동북공정(東北工程) 정책을 공식화하고 “고구려사는 바로 중국사”라는 논리를 표면화 시켰다. 그 이후 
중국당국은 동북 3성(요령, 길림, 흑룡강)에 산재해 있는 우리 선조들의 유물과 유적들을 일방적으로 보수,치장하면서 자기네들의 역사 
속으로 끌어들여 선전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혹은 북한의 학자들이나 당국에 사전통보는 물론 일체의 접근을 금지한 채 진행 하였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그 동안의 학술적 합리화 연구과정을 거쳐 매우 의도적이며 계획적으로 중국정부의 공식 정책으로 채택 된 셈이다. 
동북공정은 학술적인 범주를 이미 벗어 났으며 북한의 유사시 “통일 한국’을 상대한 군사적 정치적 개입 구실을 마련하기위한 사전작업의 
일환이라고 보는 것이 고구려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일반적 견해이다. 더욱 우려할 점은 북한지역이 원래 한사군(漢四郡)의 관할이라는 
역사적 연고권을 강변하고 있으며 조선조의 북진정책으로 청천강 이북의 중국땅을 빼앗겼다고 들먹이고 있는 실정이다.  고구려사는 
198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의 세계사 교과서나 저명한 학자들의 저서에서도 한반도의 신라, 백제와 함께 3국의 한민족사로 기술 
되었던 터였다. 발해는 어떤가. 발해를 해동성국(海東聖國)이라고 이름 붙여준 자가 누구인가. 바로 중국이다. 이는 중국자신의 국가와는 
별개의 다른 독립국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 아니겠는가. 

 

고구려 연구재단의 연구발표는 중국사회과학원이1998년 9월 작성한 “한반도 형세의 변화가 동북지구안정에 미칠 충격”이라는 보고서에서 
한반도의 정세변화가 중국 동북지구 특히 길림성 조선족 자치주(지금은 폐지 되었음)와 요령성 단동지구의 안정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고 
있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2005년 4월 발표된 “중국의 동북공정과 한반도”라는 제목의 그의 논문은 중국이 이 문제를 
“當代中國邊疆系列調査硏究”의 제2기, 연이어 제3기 프로젝트의 주요연구항목으로 설정 했고 그 문제 자체가 2002년 동북공정 추진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동북공정의 이론적 근거의 요체는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統一的 多民族 國家論)이다. 오늘날 
현재 중화인민공화국 영토내에 존재 했거나 존재하는 모든 민족은 중국민족이고 그들의 역사활동은 모두 중국역사의 범주에 속한다. 
그리고 이들 민족들이 세운 왕조들의 각각의 관할범위를 합친 것이 “역사상 중국의 영토”이다. 이것이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이다. 
이 논리를 동북3성 즉 만주지역에 적용하면 “고조선=고구려=발해=중국”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우리의 상고사나 고구려 발해사를 모두 
중국사에 편입 하려는 것은 분명 무리수의 최대치이며, 신판 “역사의 宗主權” 행사나 다름없다. 고구려가 나당(羅唐) 연합군에 의해 
멸망한지 약 1,400년, 고구려가 개국하여 왕조를 유지한 것이 700년(북한학자 김형석처럼 고구려의 개국년도를 BC 230년으로 본다면 
900년이 넘는다.)이다. 합계 2,000년이 넘도록  고구려를 한민족의 3국중 하나로 인정한 중국이 최근 몇 년 동안에 고구려사를 중국사로 
둔갑 하려는 자체가 그야말로 하나의 “넌센스”이다. 

 

중국은 과연 한반도에 영토적 야심이 있다는 것인가. 667년 고구려가 멸망하자 요동의 만주지역을 병탐하고 지배할 목적으로 평양에 
안동도호부를 설치하였다. 그뿐인가 동맹국인 신라의 수도엔 계림도독부, 백제의 땅에는 웅진도독부를 설치 하였다. 임진왜란으로 
나라가 멸망직전에도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토야심은 번뜩거렸다. 명(明)나라 내부의 혼란이 없었다면 한반도의 나라와 민족은 
그 장래가 보장 받지 못했을 것이다. 1894년 일본의 조선에대한 침탈행위가 심상치 않자 “조선은 우리의 속국이다.”라고 막후에서 
일본과 속삭이며 거래를 원했다. 일본은 이것을 구실삼아 청일전쟁을 일으켰다. ”순치(脣齒)의 논리이다. “이빨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입술이 필요하다.”는 이기적 주장이다. 자기입술이라고 하다가 이빨까지 다친격이다. 또한 조선은 중국을 보호하는 울타리인 셈이다. 
모택동은 6.25 때 “조선은 중국의 울타리이며 문턱”이라며 순치의 논리를 내세워 한국전쟁에 참전하였다. 

 

중국은 대국이다. 인구에서도, 영토의 크기에서도, 역사와 문화의 깊이에서도 중국은 대국임을 자타가 부인하지 않는다. 대철학자를 
비롯하여 역사가, 정치가, 시인, 군사 전략가등 수많은 세계적 인재들을 배출한 나라이다. 수많은 지성인들이 현재의 사회주의 중국을 
이끌고 있으며 사회주의적 자본주의로 이행하는 거대한 정치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사회의 혼란이나 국가의 분열을 두려워하는 
중국을 가감 없이 직시할 필요가 있다. 한사군이니 청천강이니 하는 말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정치 외교적 역량을 모을 때이며 남북간의 
조율 또한 필요한 시점이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은 일방적이 아닌 상호적으로 해석 되어야 한다. 또한 최근 우리 정치권 일각에서 일고있는 
신 모화주의(慕華主義)는 역사인식의 시계바늘을 중세의 한반도에 국한시킬 뿐, 21세기 동북아와 세계의 흐름을 함께 조감(鳥瞰)하는 
대국(大局)을 이해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12월 필자가 만난 연길시 전 공산당 간부인 조선족 동포는 동북3성은 “3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요충지”라고 표현했다. 그 3국은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북한이라고 했다. 동북공정의 목적이 북한의 유사시 대비한 
중국의 ‘액션 시나리오”라면 북한의 붕괴 혹은 정변은 요충지 이해의3분지2를 차지하는 기회가 될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남북분단에 결정적 책임을 면할수 없는 중국이 또다시 동북공정이라는 중화중심의 이기적이며 공격적 정책을 내세워 우리민족의 정체성 
훼손과 국토분쟁의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당국은 이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2006-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