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npark
  풍전등화(風前燈火)
  



저의블로그(
blog.chosun.com/jnpark12 )에 있던 글입니다. 일본의 아베등장이후 극우세력의 준동은 마치 100여년전 제국주의 일본 출현과 같은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일본의 군사적 중흥은 한반도에 먹구름과 폭풍을 몰고 왔던 역사를 우리는 이미 겪었습니다. 지난 5월에 써 두었던 글입니다.


풍전등화(
風前燈火)

 

 

   구한말(舊韓末) 1894, 일본은 조선에서 발생한 동학란(東學亂)제압을 구실 삼아 조선땅에 군대를 파견하고 청일(淸日)전쟁을 일으키는 기회를 만든다. 그 동안 조선에 대한 영향력 경쟁에서 뒤쳐졌던 일제(日帝)가 청국(淸國)을 앞지르는 계기를 조성하고 조선을 옭아 매는 발판을 굳히는 기회를 만든다. 동학란의 성격은 조선조정의 부패와 무능을 질타하며 개혁을 요구한 조선 백성의 애타는 절규였지만 일제의 간섭으로 무산되고 일본이 쳐놓은 함정으로 한 발짝 더 다가선 꼴이 돼 버렸다. 일본의 기회포착(機會捕捉) 능력과 꼼수의 활용 재주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가히 세계최고의 수준이다.

 

   동양평화와 조선의 독립”! 이라는 메이지(明治)천황의 조칙(詔勅)이 발표됨과 동시에 일본은   청일전쟁의 방아쇠를 당긴다. 솔깃한 대의명분에 조선의 지식층은 내심 일본에 호감을 가지게 되고 개화파 중심의 갑오경장(甲午更張 혹은 甲午改革)을 진행한다. 반봉건 근대화와 부국강병을 국가이념으로 진로를 잡는 듯 했으나 국가차원이 아닌 예의 그 잘난 정권차원의 내부 정쟁(政爭)이 침략자의 발톱을 자초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일제는 박영효등 개화파를 일본으로 도피시키고 청일전쟁의 승전을 틈타 조선의 내정간섭에 방해되는 명성황후 시해사건(1895)까지 저지르며 조선의 보호국화 정책에 박차를 가한다.

 

   그 후 10년이 지난 1904, 일본은 인천항과 다렌(大連)에 있는 러시아 해군을 급습함으로써 러일전쟁을 촉발한다. 한마디로 자립불가의 판정을 내린 조선을 독식하는데 방해되는 그 어떤 국가도 용서할 수 없다는 결의이다. 이즈음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안중근(安重根)의사(義士)의 멘토 빌헬름신부는 일본이 조선을 식민화할 것이라고 예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안의사는 동의하지 않고 오히려 반발했다고 전해진다. 왜냐하면 동양평화와 조선의 독립이라는 일본천황의 조칙에 큰 신뢰를 보냈기 때문이다. 필자가 최근 NHK가 방영한 안중근의사와 관련한 다큐 내용에서 러일전쟁시 발표된 천황의 조칙은 동양의 치안과 한국의 보전(保全)이었다고 진행자가 말하는 것을 들었다. 안중근이 잘못 알고 있었다는 뉴앙스였다.

 

동양평화와 조선의 독립그리고 동양의 치안과 한국의 보전”, 얼핏 듣기에 비슷한 것 같지만 내용은 확연히 다르지 않는가. 같은 천황의 조칙이 10 년 만에 이렇게 변한 것을 조선의 지식인들은 냉철한 이성으로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일본의 꼼수와 말장난을 눈치채지 못한듯하다. 손병희도, 김구도, 안중근도 일본에 호감을 가졌던 듯하다. 적어도 그 이듬해인 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강제 체결되기 전까지는…. 1909이또히로부미(伊藤博文)를 처단한 안중근이 감옥에서 집필한 동양평화론(東洋平和論)도 조선의 독립을 전제로 한 천황의 조칙과 일치하기에 일본인들도 안중근을 근왕지사(勤王志士)()하며 존경의 념()을 가졌던 것이다. 여순 감옥의 일본 헌병 치바 도시치는 안의사에게 합장(合掌)하며 그의 명복을 빌었고 여순 감옥의 소장은 안의사의 사형 집행을 15일 미루어 달라고 일본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무라 주타로外相은 재판도 시작되기 전인 1909 122일 안의사의 사형을 이미 지시해놓은 상태였다. 일본은 최근 관방장관의 입을 통해 안중근은 살인자로써 사형이 집행된 자라고 적시하고 있다.

 

일본은 며칠 전 각의에서 헌법해석을 변경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하겠다는 정책을 공식화했다. 헌법 해석에 따라 이런 방법, 저런 방식이 마음대로 도출되는 셈이다. 일본다운 정치적 외교적 기교이다. 무력행사를 금지하는 헌법 제9조에 자위를 위한 조치를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논리이다. 전후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고노(河野)담화를 두고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가 국제여론의 강한 역풍을 맞자 재검토 하겠다지만, 한일간 국장급 회담만 열릴 뿐 아직 기약 없는 일본의 미꾸라지 전술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일본은 소위 잃어버린 10년으로 표현되는 경제의 부진, 후꾸시마 지진과 원전폭발, 중국국력의 팽창과 센까꾸 열도분쟁 등으로 얽히고 설킨 국내불만과 위기의 문제를 분출할 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문제는 우리에게 있다. 집단 자위권 행사에 대해 우리는 조건부 동의라는 무기력한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자위권 행사 지역에 한반도를 분명히 포함시키고 있지 않는가. 동맹국인 미국이 공격받을 경우, 혹은 일본인의 안전을 위해 무력을 사용하겠다는 그들의 의지 표현이 아니고 무엇인가. 미국을 비롯해서 호주, EU등이 일본의 무력사용을 지지하고 있다. 태평양의 제해권을 보호하기 위해 일본을 앞세운 모양새다. 미국의 전 고위급 인사는 한국이 집단 자위권에 반대할 경우 한미동맹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고 전해진다. 그렇지만 우리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의 한반도행사에 대해서는 무조건 반대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 땅이 또다시 외세의 전쟁터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이 땅은 외세의 전쟁터가 아니라 우리의 소중한 삶터이다. 결단코 어느 나라의 앞마당이거나 완충지대가 아니다.

 

우리는 한미동맹이 미일동맹의 종속개념으로 전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한미동맹은 전지구적으로 미국이 싸우는 곳엔 한국군이 파병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라크에서, 아프카니스탄에서 또는 레바논에도 한국군이 파병돼 있고 과거 베트남 참전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한미동맹이 있는 한, 일본군의 한반도 상륙은 불필요하다. 만일 중일(中日)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일본 편에 설수 없으며 중립을 지킬 것이라는 점을 미국에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 하며 중국에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임을 강조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미중(美中)전쟁이 발발한다면 우리는 한미동맹을 수행할 것이라는 점을 중국에도 우리의 확고한 태도를 전하고 설득해야 한다. 한미동맹을 전면에 내세운 치열한 외교활동만이 동북아의 새로운 세력재편에 안정적으로 적응하고 일본의 잔꾀 외교를 누를 수 있다.

 

세월호 참사는 한국사회에 새로운 사회적 정치적 페러다임을 강요하고 있다. 누적된 관료부패와 무능한 정치 그리고 사회적 불합리가 한꺼번에 터져 나온 사건이라 보여진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두루뭉실한 접근은 결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부도난 유병언이 어떻게 부도난 지 17년 만에 거대재벌로 재탄생 할 수 있었는지 면밀히 수사해야 한다. 해피아는 물론 수천억의 금융권 융자, 토지 구입과 용도변경 과정, 외화 밀반출과 탈세묵인, 사이비 종교의 인정등 이와 관련된 중앙이나 지방의 모든 공직자들을 오랏줄로 묶어 법의 심판대 위에 세워야 한다. 대한민국의 선진화를 위해 하늘이 내리신 기회를 대한민국은 꼭 잡아야 한다.

 

우리 주위에는 지금도 곳곳에 세월호가 수두룩하다. 여기저기에 세월호 선장들이 득실거린다. 세월호 사건을 올바르게 마무리 짓지 않는 한, 일본의 잔꾀 외교에 지혜롭게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한, 북한의 망둥이 정권을 슬기롭게 다스리지 못하는 한 대한민국은 또다시 100여 년 전의 풍전등화(風前燈火)의 길을 갈지 모른다.

 

2014-05-18

[인쇄하기] 2014-07-20 10:09:51

이름 : 비밀번호 :   


     
  


관리자로그인~~ 전체 76개 - 현재 1/6 쪽
번호
제목
이름
파일
날짜
조회
76 jnpark 2017-08-17 53
75 박정남 2017-07-19 77
74 박정남 2017-04-09 247
73 jnpark 2017-01-12 353
72 박정남 2016-11-03 566
71 jnpark 첨부화일 : 경원선.hwp (29184 Bytes) 2015-12-29 1924
70 jnpark 2015-12-16 1689
69 jnpark 2015-09-15 1972
68 jnpark 2015-08-30 1843
67 jnpark 2015-08-30 1806
66 jnpark 2015-05-14 1963
jnpark 2014-07-20 2405
64 jnpark 2014-04-04 2406
63 jnpark 2014-03-18 2250
62 jnpark 2013-05-06 2620
  1 [2] [3] [4] [5] [6]